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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와 동학: 민주공화제와 다시개벽

파레시아 2025. 1. 21. 13:13

대한민국 임시 헌법은 1919년 9월 11일에 공포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헌법이다. 헌법은 총 8장 58조의 방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사법적 민주주의가 민주 공화제의 원류임을 말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인민 전체에 있다 (1장 2조). 국민주권은 입법권과 행정권과 사법권으로 분리되어 권력 견제가 되고 다스려진다 (1장 5조).

 

같은 해 4월의 선포문에서 대한민국 임시헌장의 제 1조는 "민주공화제로 함"으로 규정된다. 제 3조에서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의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일체 평등함"으로 명시한다.    

 

대한민국의 민주공화제 전통은 수운에서 동학혁명 그리고 3. 1 독립만세 운동에 이르는 역사적 지평에 서 있다. 또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이 담겨져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민주공화제를 스피노자의 정치이론을 분석하고 21세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의미와 방향을 검토하겠다.  

 

스피노자는 식민지 경제를 비판한다

 

근대초기에 화란의 연합국가는 종교적 관용과 사상의 자유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화란인들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후 자신들의 종교적 정체성을 유지하길 원했다. 1610년 리버럴 신학자 야콥부스 아르미니우스를 추종하던 44명의 대표자들은 <항의>에서 자유의지와 은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신앙괴 개인의 양심을 주장하면서 종교적 관용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통파 프란시스쿠스 골마루스를 추종하던 자들은 이를 거절하고 종교갈등은 화란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1618년 <도르토 신조>는 아르미니안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들을 지지하는 자들은 시 의회와 대학에서 추방 당하고 심지어 사형에 처해졌다.

 

더우기 화란에서 데카르트 철학은 자연에 대한 기계론적인 입장으로 인해 기독교의 계시와 기적에 위협적이라는 이유로 칼빈주의로부터 단죄되었다.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의 아류로 취급당했다. 1656년 스피노자는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공동체로부터 저주와 파문을 당했다. 1650년도 스피노자는 프란시스쿠스 반 덴 엔덴에게서 라틴어를 배웠는데, 그는 이전 제수이트파 출신이었고, 혁명적 성향을 가진 급진적 평등주의자였다. 그는 프랑스의 루이 14세를 퇴위시키고, 노르만디에 자유 공화국을 설립하는 시도를 하다가 발각되어 사형당했다.

 

스피노자의 정치철학은 그를 파문한 유대인 명망가들의 정치적 야합이 배경이 된다. 이들은 정치적으로 오렌지 가문을 지지하고 동인도 회시에 투자를 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1640년 스피노자의 선생인 랍비 므나세 벤 이스라엘이 이러한 사실을 비판한 일로 파문을 당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화란에 토마스 홉즈의 정치이론이 소개된 것은 리버럴 정치적 입장을 가진 내과의사에 의해서였다. 미카아벨리의 정치적 현실주의와 공화제 민주주의는 홉즈와 더불어 논의되고 있었다. 이런 정치적 배경에서 스피노자는 홉즈와 마키아벨리에게 주목했다. 

 

스피노자와 토마스 홉즈

 

스피노자는 홉즈의 정치이론를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리바이어던>을 비판적으로 수용했다. 홉즈는 자연의 상태에서 사익의 추구는 모든 개인들 사이에서 빗어지는 폭력과 전쟁으로 얼룩진다고 보았다. 자연의 상태에서 일어나는 만인대 만인의 투쟁은 절대주권인 <리바이어던>을 필요로하고 모든 개인들은 여기에 복종해야한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국가를 <리바이어던>으로 파악하지 않았다. 국가의 유용성은 국민주권에 기초하며 이들의 안정과 삶을 보호하고 사회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다. 물론 스피노자는 인간을 단순히 합리적인 존재로 파악하지 않았다. 오히려 합리적인 욕구를 넘어서는 큐피디타스와 감정 (명예, 부, 욕정의 삶)에 쉽게 예속되고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 이러한 폭력과 희생자들의 삶을 방어하기 위해 국가가 필요하다.

 

홉즈의 자연권리는 초기저작에서 자기보존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연법으로 파악되지만, 술취함이나 잔인한 행동을 통해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나 <리바이어던>에서 이러한 도덕적 규범은 제거되고, 개인의 자유는 더 이상 바른 이성에 의해 일치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스피노자는 홉즈의 야만적 상태는 자신의 자연법과 권리와는 전혀 다르다고 비판한다. 인간은 코나투스를 통해 자기의 삶을 보존하고 선한 삶을 향해 이성의 안내를 통해 의지와 욕구를 증대한다. 이러한 자연법과 권리는 타자를 해롭게하는 것과는 다르다. 국가의 주권은 개인의 과도욕망과 폭력에 대해서 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가장 선한 삶은 신에 대한 지식과 사랑이다. 국가는 폭력을 막기 위해서뿐 만 아니라, 국민들이 가장 선한 능력, 즉 하나님 (자연)에 대한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과 사랑이 사회와 국가를 무우주적으로 채워놓을 때 그것은 사회 공화제 안에서 평등 민주주의를 지향한다 (A Spinoza Reader, xxxii).

 

이러한 민주주의적 비전은 수운의 다시개벽에 공명할 수 있다. 그러나 수운은 모두가 지상신선이 되어 다시개벽을 여는 대동사회를 유토비아 비전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국가와 정치에 대한 사실주의적 구성과 반성을 하지 않았다. 여기서 수운의 유토비아 비전은 스피노자의 사실주의적 국가이해와 평등 민주주의와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해월의 천,지, 인에 대한 사유에서 금문학파의 경학을 대표하는 동중서 (197-104 B.C.)의 입장과 비교될 수 있다. 동중서는 음양오행설을 통해 천, 지, 인을 해석했다. 기보다 더 정미한 것이 없으며, 땅보다 더 풍부한 것이 없으며 하늘보다 더 신비로운 것이 없다. 천지의 정기로써 생긴 존재 가운데 사람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 사람은 하늘과 동일한 부류이다. 천-지-인은 만물의 근본이며, 하늘은 만물을 산생하고, 땅은 만물을 양육하고, 사람은 예약으로써 만물을 완성한다 (풍우란, <중국철학사 2>, 29). 

 

동중서와는 달리 해월은 천지인의 사유를 한울의 관점에서 전개한다. 사람은 한울 덩어리며 한울은 만물의 정기이며, 나는 홀로 한울로 말하지 않는다. 마음은 기운에서 나온다. 귀신도 음양으로 말하면 음은 귀이며 양은 신이다. 성심으로 말하면 성은 귀요, 심은 신이다. 여기서 한울국가는 기의 작용인 귀신의 조화를 통해,  스피노자의 관점에서 볼 때 코나투스의 조화를 통해 평등과  하나가 되는 대동사회로 그려질 수 있다 ( <해원신사 법설> "천지인, 귀신, 음양," 4-5). 이것은 해월의 개벽운수이며, 새 한울, 새 땅 그리고 사람과 만물이 새로워지는 국가의 비전을 포함한다 (<해월신사 법설>, "개벽운수" 1).

 

스피노자의 정치적 배경

 

스피노자 당시 도시 부르주아 그룹은 네덜란드의 식민지  통해 황금시기를 누리고 있었고 해상무역과 상업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이러한 경제적 중상주의는 공화주의라는 정치 이데올로기와 관용적인 형식의 칼빈주의로 포장되어 있었다. 이러한 신학-정치 이데올로기는 종교 다원성과 과학적 진보를 수용했다. 다른 한편, 농촌의 토지 소유자들은 오랜지 가문을 지지한 그룹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공화제를 끝장내고 군주제와 신정 정치체제를 옹호한 보수파 칼빈주의자들이었다.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이 출간된 지 2년 후, 리버럴 공화 민주정은 1672년 프랑스 군대의 공격으로 인해 재앙을 경험했다. 이 일로 인해 정치 지도자 요한 데 비트는 자신의 형 코르넬리스와 함께 보수파들에게 선동당한 민중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했다.

 

이일로 스피노자는 격분하고 살해의 장소에 " 야만자들의 극단"이라는 팻말을 붙여 놓으려고 했지만 집주인의 만류로 가까스레 말릴 수 있었다. 스피노자는 리버럴 칼빈주의 (아르미니안 그룹 또는 퀘이커 그룹)를 지지하고 오렌지 가문의 정치세력과 대립했다. 그러나 스피노자의 철학과 정치적 입장은 민주주의와 절대 군주제와의 대립에 제한되지 않는다. 또한 미신과 계몽의 투쟁정도가 아니라 국가이념에 대한 트랜스 모더니티적인 관점을 포함한다.

 

시민국가와 자유: 영원성의 관점

 

<신학정치론>에서 스피노자의 시민국가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국가의 궁극적 목적은 시민들을 공포에 의해 지배하거나 국가의 권위에 에속시키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역으로 국가의 목적은 시민들을 공포로부터 자유롭게하고 가능한 최대의 안전과 평화 가운데 살게하는 데 있다.

 

이것은 시민들이 자연적 권리를 최대한 지지하지만 동시에 타인에 대한 해로움을 봉쇄한다. 평등과 타인에 대한 무해의 원리는 중심으로 들어온다. 국가의 목적은 합리적인 시민존재를 짐승이나 권위에 복종하는 자동기계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는 안전을 보장하고 시민들의 마음과 몸을 선한 삶을 향한 의지와 힘 (코나투스)을 발전시키도록 지지해야한다. 시민들은 자유로운 이성의 사용을 향유하고, 국가는 시민들이 증오와 기만과 분노로 인해 악의적인 논쟁과 갈등과 투쟁에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이런 점에서 국가의 진정한 목적은 자유이다.

 

국가가 증진하는 자유는 스피노자에게 단순히 리버럴 민주주의나 소유 개인주의 (로크)에서 말하는 경제나 정치적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것은 소유 개인주의를 넘어서서 개인과 타자의 관계의 존재에 기초한다. 스피노자는 영원성의 관점에서 지적인 신의 사랑을 통해 힉득되는 자유를 국가이론에 적용한다.

 

영원성의 관점에서 세워지는 국가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조화로움에 기초하는데, 해월의 관점에서 볼 때 이것은 한울국가이다. 다시말해 사람이 바로 한울이며, 한울이 바로 사람이다. 사람 밖에 한울이 없고 한울 밖에 사람이 없다 (<해월신사법설> "천지인, 귀신, 음양," 7).

 

물론 해월은 한울국가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 그러나 해월이나 스피노자는 홉즈의 <리바이어던>에 기초한 사회 계약론이나 소유 개인주의에 기초한 로크의 사회 계약론과 갈라선다. 오히려 루소의 일반의지와 공공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계보학적 비판, 그리고 참여 민주주의에 근접한다.

 

해월의 코나투스적인 사유는 그의 표현에서 잘 나타난다: 움직이면 사는 것이요 고요하면 죽는 것이다 (<해월신사 법설>"개벽운수" 6).  <리바이어던>의 선천국가에서 한울국가로의 후천 개벽은 동방에서 시작한다. 낡은 정치는 물러가고 새로운 정치가 시작된다. 조선의 사람은 시천주를 세계 만방에 포덕하는 형상있는 한울님이요, 사람 살리는 부처가 될 것이다. 모든 나라가 천국이 될 것이다 (ibid., 20).

 

해월의 향아설위는 제사를 지낼 때 벽을 향해 위를 배푸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하여 위를 베푼다. 청수 한그릇이라도 지극한 정성을 다하는 것이 제사의 의미이다. 인간이란 한울님의 영기로 사는 것이다. 한울님의 영기를 모신 사람은 살지만 없으면 죽은 자와 다를 바가 없다 (<해월신사 설법> "향야설위," 4). 한울님의 영기는 스피노자의 코나투스를 의미할 수 있고, 지상신선이 되는 영원성의 관점을 포함할 수 있다.  

 

루소와 스피노자는 자연상태에서의 동등성을 말하고 참여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스피노자의 영원성의 관점은 루소의 일반의지와는 다르다. 그러나 스피노자와 루소의 교차독해는 상보적인 기능을 가질 수 있고 특히 공공신학에서 비교 종교연구와 시민국가론을 인정과 생명원리로 개념화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상보적 접근은 욕망과 충족의 체계변화에서 인간과 문명의 문제를 사회학적으로 고려하고. 비판적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 이것은 시민사회 안에서 불평등 기원과 경제적 탐욕을 제거하고, 시민의 자유와 사회정의를 일치시켜나는 공공선 거버넌스를 의미한다. 이것은 마음과 한울이 화합할 때 국가가 인륜성을 구현하는  한울국가에 공명할 수 있다.

 

해월과 동학혁명 

 

서구의 정치이론은 수운과 해월에게서 반향을 가질 수 있다. 일체의 사람을 한울님으로 대하라. "제사상은 청수 한그릇으로 족하다. 청수 한 그릇이 한울님이다." 1894년 1월 전봉준의 고부 봉기를 시작으로 3월 21일 동학혁명의 깃발을 올렸다. 해월은 9월 총기표령을 내려 항쟁에 관여했다. 1897년 향아 설위법에서 해월은 신인 합일의 이치를 표현하고, 천지만물이 내 몸에 갖추어있는 이치를 밝힌다. 이것은 미래의 인간과 사회를 예견한다.

 

해월에 의하면 우주는 한 기운이 시키며, 한 귀신이 관계한다. 하나는 한울이며, 한울은 물질의 조직애 따라 드러나는 것이 다르다. 사람이 기운을 먹고 물건을 먹는 것은 하늘로써 한울을 기르는 것이다 (양천주). 도와 한울이 각각 순응이 있고 조화가 있으며, 우주의 이치가 여기에 순행한다.

 

그러나 해월은 <해월신사 법전>의 천어에서 사람의 말이 곧 한울님의 말씀이며 새소리도 역시 시천주의 소리이다. 수운이 말한 강화의 가르침은 심령의 가르침이며, 해월에게 인간이 음식을 먹는 것은 한울님이 한울님을 먹는 것 (이천식천)으로 전개된다.

 

해월에게 기란 천지 귀신 조화 현모를 총칭한 이름이며, 천지, 음양, 일월,  천만물의 화생한 것이 리기조화이다  (<해원 신사 법설?, "천지이기" 10). 리기는 하나이다. 귀신은 기의 조화로운 작용에 속한다. 화를 낳은 것은 한울의 리치이며, 움직이게 하는 것은 한울의 기운이다. 먼저 리가 오며 뒤에 기가 온다. 그러나 그 근본을 상고하면 한 기운 뿐이다. 기는 조화의 원체 근본이며 리는 조화의 현묘이다. 기운이 리치를 낳고 리치가 기운을 낳아 천지의 수를 이루고 만물의 리치가 되어 천지의 대정수를 이룬다 ("천지이기",11).

 

이것은 범신론적 내재성으로 표현되지만, 경천, 경인, 경물을 통해 평등한 사회이론을 내포한다. 국가는 한울의 리기에 근거해 세워질 수 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속에 있는 코나투스를 통해 평등한 사회를 다시개벽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리기의 조화로움이 선한 삶을 향한 열망으로 나타나며, 이것은 시민사회 국가로서 민주 공화제에서 실현될 수 있다.   

 

전봉준 (1855-1895)은 죽기 전 고문에서 "동학은 수신하여 충효로 본을 삼고 보국안민"하는 것으로 말했다.  "동학은 나의 마음을 지킬수 있게 하고 한울님을 공경하게 하는 도이므로 심히 좋아한다." 전봉준은 조선왕조를 혁명적으로 타도하고 전복할 마음은 없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2차 봉기에서 척왜척사에 관심이 더 컸다. 경천, 수심, 충효 그리고 보국안민이 혁명의 이념이 되지만, 해월의 경물과 경제적 분배 정의 (이천식천)은 한울의 리기에 근거해 새로운 사회이념으로 구체화되지 못했다.

 

전봉준이 대원군의 식객이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2차 거병이 대원군의 사주에 의한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1893년 전봉준이 운현궁을 벙문했을 때 광화문에서 동학교도들은 상소를 올려 수운의 복권 (시원)운동이 있었다. 그러나 1864년 12세의 고종이 등극하자 대원군은 수운을 경상 감영으로 보내 심문하고 처형하게 한 장본인이었다. 이후 대원군은 손자 이준용을 왕으로 추대하기위해 수운의 시원운동을 사주하기도 했다.  

 

수운에서 동학혁명에 이르는 과정에서 수운의 이념은 물질적 이해와 권력관계에 얽혀서 나타난다. 여기를 꿰뚫고 나터나는 것은 심정윤리 (우주를 덮어버리는 사랑의 도와 덕)와 경제적 평등사상, 그리고 한울국가의 비전이다. 이러한 한울국가의 비전과 심정윤리는 이후 대한민국의 정체성으로 자리잡는다.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헌법선포에서 제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이다. 제 3조는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함"이다. 이것은 3.1 만세독립운동을 주도한 발기인들이 의암 손병희와 15명의 동학인데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역사 사회학적 배경은 것은 식민지 근대론의 허구를 거절한다. 일제의 파시즘에 기초한 헌법과 식민주의를 통해 근대성은 이식되는 것이 아니다. 식민주의는 역사적 범죄행위에 속한다. 오히려 동학은 대안적 근대성의 토대가 된다.   

 

민주 공화제와 스피노자

 

민주 공화제로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스피노자의 공화제 평등 민주주의에서 글로벌 의미를 갖는다. 스피노자에 의하면, 신분제에 기초한 불공정한 투표는 민주주의에 방해가 된다. 시민의 삶을 위한 국가의 유용성이 사라지는 곳에서 협정은 폐기가 된다. 국가는 국민들의 집단적인 힘에 의해 결정되며, 국가의 독재는 국민들에 의해 음모와 반역의 기회를 제공한다 (<정치론>, 3/ 9). 국가의 주권이 유지되려면, 사법적으로 지혜롭고 공정해야 국가반란을 막을 수 있다.

 

스피노자의 시민주권의지는 루소의 일반의지와 국민주권에 접근하며 법과 도덕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하지 않는다. 루소에 의하면 국가가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분배정의 그리고 시민 참여 민주주의를 수행하지 못할 때, 국민주권에 기초한 일반의지는 사회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는 혁명의 권리를 갖는다.

 

스피노자를 당대 파문한 유대인 공동체의 명망가들은 오렌지공의 정치를 통해 종교적으로 정통파 칼빈주의를 지지했고, 동인도 회사의 주식 투자가들이었다. 칼빈주의자들은 도르토 신조 (1618 -19)를 통해 국가종교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스피노자는 오렌지 공의 정치와 칼빈주의자들에게 대립한 얀 드 비트의 공화 민주당을 지지했다. 그가 유대인 공동체로부터 파문을 당한 것은 정치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되어 있었다 (Deleuze, Spinoza, 7).

 

이런 점에서 서구 민주 공화국의 원류는 세계체제로서 자본주의와 식민주의 비판,  사회 문화적 불평등의 기원에 대한 계보학적 접근 그리고 코나투스에 기초한 선한 삶과 사회정치를 향햔 열망으로 특징된다. 이것은 조선의 동학의 이념에서 구현되고 정신의 개벽과 사회혁명으로 실천되기도 했다. 한울국가는 경제를 한울로써 한울을 먹고 나누는 정의를 말한다. 한울은 한쪽 편에서  동질적인 기화로 종속을 기르게하고 한쪽 편에서 이질적 기화로써 종속과 종속의 서로 연결된 성장발전을 도모한다 (<해월신사법설> "이천식천") 

 

<신학 정치론>이 출간된지 2년 후 리버럴 공화 민주주의는 1672년 대중의 공격과 프랑스 군대의 침입으로 재앙의 해였다. 정치 지도자 요한 데 비트는 프랑스 군대의 침입으로 인해 곤경에 처하고 사임했다. 사임 후 그는 자신의 형 코르넬리스와 함께 성난 군중들에게 잔인하게 살해 당했다. 스피노자의 <신학 정치론>은 이런 민주 공화국 세력의 몰락에서 독해될 수가 있다.

 

파시즘이나 집단 이기주의로부터 방어될 수 있는 민주 공화국은 정신의 개벽이 없이는 불가능한 도와 덕의 한울국가이다. 이러한 국가는 해월의 삼경사상에서 나타난다: "사람은 한울을 공경함으로써 자기의 영원한 생명을 알게 될 것이요, 한울을 공경함으로써 모든 사람과 만물이 다 나의 동포라는 전체의 진리를 깨달을 것이요, 한울을 공경함으로써 남을 위하여 희생하는 마음과 세상을 위하여 의무를 다할 마음이 생길 수 있나니, 그러므로 한울을 공경함은 모든 진리의 중심이 되는 부분을 움켜쥐는 것이다" (<해월신사 설법> "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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