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제니틱스와 생의 치유기술
탬플톤 재단의 방향전환
2016년 템플톤 재단은 유전자 중심의 견해에 도전하는 에피제네틱 과학자들에게 8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영국의 캐빈 라란드에 의해 주도되는 과학자 그룹은 신다윈주의 진화론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했다. 유기체의 유연함과 환경반응의 틀에서 라란드 그룹은 에피제네틱 배경에서 나타나는 생의 새로운 차원에 주목 했다.
케빈 라란드는 스코틀랜드의 성 앤드류 대학의 생물학 교수이며, 2017년 <다윈의 미완의 심포니, Darwin's Unfinished Symphony>를 출간하고 자연선택이 아니라 문화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유기체의 서식처 구성(niche construction)은 에코 시스템에서 다른 유기체에 비해 유리한 게임을 하게 한다. 어머니는 자신의 몸속에 사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와 곰팡이 등의 총계 즉 미크로비옴을 자녀에게 전달한다. 미크로비움은 자녀들의 성장에서 보호와 양육의 근거로 작용한다.
미크로비옴은 고정된 유전자와는 달리 역동적이며, 유전자를 넘어서는 에피제네틱 차원을 지적한다. 물론 미크로비옴은 에피게놈으로 부를 수도 있지만, 이것은 다이어트와 의약품 그리고 스트레스에 의존되고 변화된다.
에피제네틱에 대한 비판의 소리는 미크로비옴이나 에피제네틱 유전 그리고 유기체 발전의 유연성이나 서식처 구성 등은 유전자 중심의 신다윈주의에 단순한 첨가에 불과 하다고 본다
(Putting the Extended Evolutionary Synthesis to the Test, John Templeton Foundation, Ep. 2016- May 2019).
리차드 도킨스에 의하면 에피제네틱 유전은 신경회로의 기능에 의해 습득된 행동과 정보로 전달된다. 이것은 인간문화의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유전학과 뇌생물학은 독립된 학문의 영역으로 발전되어 왔지만, 오늘날 통합연구로 전개된다. 도킨스에 의하면 세포체에는 핵과 염색체가 있다 (<이기적 유전자>, 91).
도킨스의 뉴런 에피게놈의 유전 결정성은 최근 뇌신경세포에 대한 연구에서 볼 때 전혀 맞지 않다. 에피게놈 현상에서 세포 네트워크의 자율성과 복잡성은 유기체-환경의 피드백에 연관된다. 유기체와 환경은 공동으로 변화되고 급진적 혁신을 통해 고차적인 삶의 질서를 창출한다.
스티븐 로즈의 비판적 해명
영국의 저명한 뇌생물학자 스티븐 로즈에 의하면 1950년 DNA 발견 이후 프란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의 중심 도그마는 가혹한 환원주의를 유포시켰다. DNA 나선구조와 유전자가 유기체의 발전에 운전사 노릇을 하고 세대를 거쳐 유전정보가 전달된다. 삶은 기계나 컴퓨터 처럼 작동한다.
환원주의 승리는 1990년대 유전자 결정론자들의 로비를 통해 정부와 자본가들에게 인간 게놈 지도 포로젝트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하게 했다. 유전정보는 의학을 발전시키고 불치병을 치료하며 경제를 발전시킬 거라는 희망에 들떴다. 심지어 인간의 특질에 대한 유전자 성향이 동성애 유전자나 이기적 유전자 또는 문화적 밈 등으로 상품화되어 유포되었다.
로즈에 의하면 이것은 DNA에 대한 환상이며, 실제로 중요한 일은 세포의 네트워크에 있다. 세포 효소들, 특히 히스톤은 DNA 복제와 RNA 전사에서 그리고 단백질 번역과정에서 유전자를 읽고 편집하고 잘라내고 부친다. 번역 과정이후 히스톤은 손상된 DNA를 복구작업 한다,
DNA 복제과정에서 히스톤 변형은 아셀티화, 메텔화 그리고 인산화를 통해 유전자 표현을 규제하고 편집한다. 이것은 크로마틴을 리모델링하는 복잡성에서 나타난다. 어떤 유전자도 독불장군처럼 명령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의 협력망에서 작동한다.
살아있는 유기체는 매 단계의 발전과 성장에서 매우 우연하게 환경의 변화에 응답하고 도전한다. 이것은 해부학이나 생리학적인 것을 포함하여, 유기체의 표현형질을 변형시킨다. 이러한 메카니즘은 에피제네틱 풍경에서 나타나는 운하와 같은 활동으로 볼 수 있다 (Rose, How to Get Another Thorax).
에피제네틱 혁명
분자 생물학자 네사 카레이 교수는 에피제네틱 혁명을 말한다. 인간은 에피제네틱 현상이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쥐들을 실험실에서 동일한 조건에서 자라게 해도 이들의 행동과 유기체의 발전은 전혀 다르다. 유전자가 유기체의 운명이 아니다. 심지어 악어나 거북이의 암수를 결정하는 것도 DNA가 아니라, 알의 온도에서 결정된다 (Nessa Carey, The Epigenetics Revolution).
에피게놈의 표식들은 유기체의 사회적 환경과 발달에 따라 유리하거나 또는 부정적으로 변경된다. 설령 일란성 쌍둥이의 유전자가 동일해도 한 사람은 건강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암에 걸린다. 외부의 삶의 환경으로 인해 (공해나 흡연 등) 에피게놈이 크로마틴 리모델링에서 잘못 규제되고 비정상적으로 결합이될 때 암이나 2형 당뇨로 나타난다.
에피제네틱은 환자에게 미친 외부환경을 검토하면서 불치병을 치유하는 신약으로 개발되고 클리닉에서 사용된다. 이것은 도킨스의 뉴런 염색체의 유전이나, 윌슨이 말하는 에피게놈의 유전 규칙성과는 거리가 멀다.
UCLA 보건 위생학교수 카린 미셀스는 강연에서 에피게놈이 유전된다는 논문을 검토하고, 이 논문이 과학적 근거없이 에피제네틱스의 유전 규칙성을 유포시킨 것에 강력한 항의를 하기도 했다.
에피게놈은 외부의 환경의 노출로 DNA에 나타나는 비정상적 변형이다. 돌연변이와 증폭과 삭제가 DNA 메텔화 반응에서 나타나며, 이것을 치료하는 에피게놈 편집 클리닉이 있다 ("Novel Approaches to Epigenetic Therapies").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우울증이나 알콜중독 또는 자살충동의 비율이 발견되지만, 동시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바람직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인간의 삶은 세포처럼 열린 존재이며 새로운 생의 질서를 창조하면서 나타난다. 에피게놈은 뉴런의 시스템에서 구조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통해 유기체의 발달과정을 부각시킨다.
이것은 지능지수(IQ) 테스트와 뇌 유전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능지수와 차이는 젠더나 인종에 의해 생물학적으로 결정되기 보다는 가정과 교육 그리고 정치 사회적 배경에 더 기인된다. 에피제네틱 생물학자와 다른 한편 유전사회 생물학자들간의 향후 경쟁과 논쟁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