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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성서와 삶의 자리

파레시아 2025. 2. 9. 09:04

역사비평과 사회학적 삶의 자리

Norman Gottwald

 

히브리 성서는 기원 전 1200년부터 125년 사이에 히브리어와 일부 아람어로 기록되었다. 이것은 구전 자료와 독립된 두루마리의 기록을 거쳐 문서화가 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고대 근동의 문헌과 폭 넓은 문화적 교류를 갖는다. 

히브리 성서는 주전 400년경 토라와 예언서 그리고 다른 문서들로 분류되고, 오경은 핵심이 되었다. 거의 모든 예언서들은 400년 경 문서화된 것으로 간주된다. 예언서들은 토라에 보충적인 역할을 했다. 히브리 성서의 최종 작업은 주전 400년부터 주후 90년까지 진행되었다.

 

히브리 성서의 경전은 90년도에 팔레스티나 조그만 해안도시 얌니아에서 완성되었다 (Gottwald, The Hebrew Bible, 93). 
 
개신교 전통에서 오경에 대한 역사비평은 저자와 텍스트의 의미를 주목하고 전승 자료와 현재의 본문 그리고 양식과 편집과정에 대한 분석을 했다. 역사비평은 폭 넒은 스펙트럼에서 발전되며 18세기 후반부터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진행된다. 역사비평은 성서를 역사적 문서로 다룬다. 그리고 성서 언어, 이스라엘과 고대근동의 역사, 그리고 사회와 문화를 비롯한 종교 이념과 제도에 관심을 기울인다. 

과거와 현재를 매개하는 것은 유비적인 상상력이며, 서로 다른 시대와 사회 그리고 인간의 삶에 유사한 것이 있음을 가정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종교는 당대 다른 종교와의 상관관계를 가지고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러한 역사 비평은 보편 종교사에 기반하며 원칙적으로 사회학적 유형론에 의해 검토된다 (에른스트 트뢸취와 막스 베버).  
 
역사비평은 성서 문헌의 기원과 배경에 관심하고 전승사의 중요한 내용 (출애굽 해방 사건)과 성서 저자의 편집 과정을 추적한다. 그러나 성서의 생활세계는 독자의 세계와의 언어적인 갭과 문화적인 다름 그리고 사회계층의 차이로 인해 쉽게 매개되지 않는다. 해석자들은 자신이 처한 삶의 배경의 영향에서 움직이고 자신의 현재주의에 의해 성서본문을 재단할 수 있다. 이 경우 주석이 아니라 성서본문에 대해 독자의 상상력을 집어넣는 외사법이 나타난다. 이러한 외사법은 본문 해석보다는 독자의 편견을 주장하는 얼치기 식의 본문에 대한 폭력으로 드러난다.   

 

독자의 현재주의와 외사법을 피하기 위해, 본문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 성서세계에 대한 자료비평이나 문서설(야훼이스트, 엘로히스트, 신명기 문서, 제사 문서) 또는 전승사와 편집과정 등을 검토하는 것은 중요하다. 게다가 성서의 역사적 배경을 이루는 고대근동의 세계에 대한 문화 인류학적이나 사회 과학적 분석을 무시할 수가 없다. 

자료비평이 문서설에 기초하여 야훼이스트 (J)와 엘로히스트(E), 신명기 문서 (D) 그리고 제사 문서(P)로 분류하고 여기에 맞게 성서의 본문을 시도하는 것은 오늘날 거의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그러나 전승사 측면에서 볼 때 (자료의 내용과 편집과정에서 볼 때), JEDP는 일차적으로 이전자료들의 편집자이며, 각자의 신학적 통찰을 담고있다. 원역사 (창1ㅡ11), 족장사 (창 12:50) 그리고 출애굽-민수기 전승은 독립적인 자료들이지만, 이후 J와 P에 의해 편집되고 오경의 구조를 이룬다 (클라우스 베스트만). J는 가장 오래된 자료 (기원 전 950년)로 볼 수 있다. E 자료는 창세기 15장의 아브라함의 이야기에서 시작되고 북왕국의 권력의 정점이었던 (기원전 850년) 시기로 소급된다. 

신명기 12-26장은 신명기 오리지널 자료(D)로 이해되며, 요시야 왕의 개혁 이전 (기원전 621년)으로 간주된다. 북 왕국이 멸망하자 (721), 피난민들이 남왕국으로 가져와 성전에 숨겨둔 것으로 추정된다. P 자료는 오경의 연대기적인 틀을 제공하며 포로기 시절 (기원전 550경) 제사장 그룹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외에도 단편가설이나 또는 기본자료(G)를 주장하는 입장이 있고, 벨하우젠의 문서가설의 약점은 양식비평이나 전승사 연구에 의해 비판된다. 양식비평은 오경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가능하게 했다.     
 
구약성서의 양식비평을 열어놓은 헤르만 궁켈은 고대의 사람들은 근대적인 의미에서 역사를 기록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이들의 경험은 구전으로 전해지며, 기억에서 사라질 때 시적인 표현이나 노래로 불려지거나 또는 사가(saga)로 기록된다. 

이후 역사적 발전 단계에서 문명이 정착될 때 조상들의 경험과 정체성을 후대에 전승하기위해 역사로 기록을 남긴다. 역사기록 이전에 정치 지도자들의 카리스마적 능력이나 족장들의 전쟁사 또는 가문의 역사들은 사가(saga)의 단계로 남는다. 이러한 전통들에 대한 기억은 시적인 형식으로 보존된다.

 

이것은 창세기에서 잘 나타난다. 전설이나 사가는 거짓말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역사를 담고있는 언어적, 시적 양식에 속한다. 시적인 표현들은 이스라엘 이외에도 고대의 역사에서도 나타나며, 시적인 내러티브는 왕들의 역사를 기록한 산문보다 더 중요하게 종교적 사유를 전달하는 내용을 담고있다(Gunkel, Legends of History, 2).     

 

성서는 역사와 하나님의 구원 활동을 담는다 

 

성서역사에 대한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실증주의 역사이해를 외삽법으로 갖다 부쳐서 구약의 신화론적 표현이나 saga 또는 시적인 표현이나 구전을 비역사적으로 취급하는 것은 성서본문에 대한 왜곡이나 폭력으로 드러난다. 성서본문은 내러티브로 다른 본문과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역사에 개입한 사건을 기록하고 해석한다.   


양식비평은 자료의 전승사에 주목하고 구전 전승의 조그만 단락을 문학적인 배경이나 문서 자료로부터 분리하고 검토한다. 더 작은 이야기 단위와 구전의 기원을 기초로 문학장르 (전설, 사가, 계보, 시적 표현 등)을 분류한다. 구전 형식은 암송이나 스토리로 전해지고 기록이 된다 (창 12-50, 삿 5장의 드보라 노래). 

양식비평이나 문학비평에서 이러한 자료들이 산출된 삶의 자리를 추적하고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 되었는지 (예배 또는 가정교육) 분석한다. J자료나 E자료는 구전의 전달자이기보다 이미 오랜 전승 자료들을 편집하고 종결시킨 신학을 담고 있다 (Von Rad, Theologie des   Alten Testaments, 18).

역사화된 신학(구원사)이 6경의 전체구조를 이룬다. J는 탁월하게 구원사의 신학을 대변한다. 그런가하면 J와 E 문서이전에 대부분 구전에 기초된 기본자료(G)가 있었고, 이후 JEP 편집자들에 의해 재작업 되면서 4경의 구조을 이루기도 한다. 신명기는 이후 여호수아ㅡ열왕기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마틴 노트).

궁켈에 의하면, JEDP는 오랜 세월을 거처 내려온 전승자료들을 큰 첨가와 수정이 없이 수집하고 짧은 민담(saga)이나 설화들을 여기에 편집한 익명의 신학자들이다. 고대의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던 종교적, 윤리적, 미학적 사고의 모든 것은 창세기에서 이끌어 낼 수 있다 (Gunkel, ibid., 99). 양식비평은 전승 단위의 최초 양식과 삶의 자리 (전승의 내적 역사)를 발견함으로써, 벨하우젠 의 문서가설과 진화론에 기초한 연대기적 도식을 넘어선다. 

양식비평은 전승의 내적 역사와 완결된 역사를 통해, 구약 전체를 이러한 전승사의 관점에서 보게하고, 보다 광범위한 이스라엘 종교의 윤곽과 발전을 제시한다. 창세기는 구전 자료를 기록하고 후대의 편집과 시대적인 차이를 드러내는 표현들을 담고있다. “그가 바로 오늘날 암몬 사람의 조상이다 ” (창 19: 38). 그런가 하면 에돔의 왕들은 이스라엘이 아직 없었을 때에도 열거된다(36:31). 

야살의 책은 구약성서에서 두개의 시로 인용 되며 (수 10: 12- 13. 삼하 1:19-27), 이러한 시들의 수집으로 볼 수  있다. 아샬의 책에 해가 중천에 머물러 종일토록 지지 않았다는 표현은 편집자의 자연과학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시적인 표현이며 살아계신 야훼가 여호수아의 전쟁에 관여하고 승리를 준 구원의 활동을 증거한다. 이러한 전승 자료를 유치하거나 비과학적으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과학적인 언어라고 해서 야훼의 구원의 활동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열왕기와 역대기에서 사용된 연대기들은 왕정 시대에 통치기록으로 볼 수 있다. 전승 자료들은 편집자의 손에 의해 재구성되고 이스라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해석을 부여한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의 전통은 이후 세대로 이어지며 의미지평이 확대되고 동시대화가 된다. 편집사 신학은 구약성서의 패턴—전승자료의 내적역사, 편집자의 재구성—후대로 의미지평의 확대—을 분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여기서 자료 비평은 이런 전승과정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문체나 어휘, 모순과 불일치, 중복과 반복들을 검토하고 전승사 연구에 도움을 준다.
 

성서를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간략하게 말하면, 히브리 성서는 역사적인 문서로 그리고 신학적인 내러티브와 해석으로 읽어야한다. 이스라엘의 삶에 관여하신 야훼의 구원을 증거하는 사가와 시와 신화론적 표현은 내러티브 형식으로 짜여진다. 여기서 우리는 편집자들의 신학을 고대 근동의 사회적인 삶의 자리를 분석하면서 독해한다. 더 나아가 살아계신 하나님이 나의 삶의 자리로 이에지는 것에 주목한다. 비로소 히브리 성서 안에서 말씀하신 하나님은 오늘 나에게 여전히 말씀하시고 만나 주시는 분임을 체험하게 된다. 모든 성서의 비평학은 이러한 만남을 위해 학문적인 도구로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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