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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적 해명: 푸코와 헤겔

by 파레시아 2023. 6. 18.

푸코와 헤겔

 

푸코는 비판적인 근대의 태도를 통해 이성과 합리성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즉 신체의 규율과 권력관계를 통해 니체에 의지해 다양한 영역들에서 담론분석과 계보학자로 등장 한다. 이것은 헤겔이 주목하지 못한 영역에 속하며 푸코는 헤겔을 시스템적 구조이론으로 나가 도록 인센티브를 줄 수가 있다. 인간의 몸과 생명은 국가지배로부터 제어당하며, 신체정치학은 헤겔과 칸트가 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열어준다. 이러한 사회학적 접합을 통해 헤겔의 매개 철학은 새로운 영역과 더불어 시작하는 열린 철학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푸코는 <라모의 조카>를 보들레르에 앞서 근대적 태도의 이념형 이며 동시에 민중의 인격성으로 보지 못했다. 민중의 이념형은 근대성의 시작에서 혁명과 더불 어 다원성으로 그리고 새로운 창조성으로, 더 나아가 기존의 것을 비판하며, 불행한 의식과 통렬한 아픔의 언어를 통해 해방을 추구하는 인격으로 나타난다.

 

1848년 혁명으로 인해 나폴레옹 3세는 바롱 하우스만을 통해 파리 시를 개혁하고, 중세의 도시의 골목을 뚫고 거대한 도로의 길들이 연결망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파리는 혁명 가들이 도심의 골목을 이용해 시가전을 하던 정치적 낭만의 도시를 멈추게 된다. 이제 파리는 아르케이드와 백화점들이 들어선 소비사회를 상징한다.   

 

이미 보들레르의 보헤미안적인 <악의 꽃>에서 드러나는 보헤미안과 시인이나 예술가 꺼는 도시를 소요하는 자 (flaneur)들은 부르주와지가 아니라, 군중의 마음에 뿌리박은 제2 <라모의 조카>로 나타난다. 이들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되는 운동처럼 다양한 삶의 형식들에서 나타나며 지본주의 상품 문화에 거리를 둔 열정적인 관망자들이며 주변부로 밀려난 자들이기도 했다 (Baudelaire, The Painter of Modern Life, 1863).

 

근대성이 일시적인 것과 영원성과의 관계에서 설정된다면 이것은 징후발견적으로 또는 변증법적으로 이해 할 수 있으며, 상품사회 안에서 민중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이해를 담는다. 전통과 단절하고 현재의 시간을 영웅시하는 것은 민중의 인격성을 근대의 새로운 민중 이념형 으로 발견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라모의 조카>에 대한 평가에서 헤겔과 푸코를 묶어주는 것은 사회적 담론이 갖는 비판과 저항의 차원이다. 적어도 일상의 파시즘에 저항하면서 헤겔과 푸코는 정치권력과 경제 적 부 그리고 문화적 부패에 대해 파레시아를 실천한다. 언어는 생활세계에 기인하며 인간의 의식을 형성하고, 사회적인 삶의 자리에서 변증법적 대립과 매개를 통해 인간의식을 종합된 총체성의 고양된 수준으로 가져간다. 언어의 생활 세계는 타자의 인정을 향한 이해의 근원이 되며, 타자에게 해를 주지않는 태도를 견지하는 개념적인 전체 (자유,  진리, )를 지적한다. 인식론적 운동은 개념적인 문제틀을 통해 끊임없는 새로운 시작, 단절 (다른 언어들에서 나타 나는) 그리고 관계적인 전체의 의미를 회복하는 특징으로 나타난다. 이제 언어가 존재의 집을 감싸고 있는 지배담론과 인식론적 매카니즘을 비판하는 진리 즉 생활세계의 현현으로 나타난다.       

 

헤겔의 문제는 푸코가 생각한 것처럼 절대지나 또는 타자 배제의 총제성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순환론적 시스템 구조이론에서 이념과 물질이익 그리고 권력관계에서 드러나는 선택적 친화력을 계급과 신분의 인정투쟁과 더불어 개념적으로 명료화하지 못하고, 언어가 생활세계와 더불어 절대지를 상대화하고 역사적으로 이행 한다는 것을 보지 못한 데 있다.  헤겔의 사회학에서 인정과 개념적 원리는 내재적 비판으로 명료화되지 않는다.

 

국가권력, 경제적 부, 문화적 정의를 다룰 때 헤겔은 해방의 담론을 언급 하지만, 그는 지배이념이 국가 권력과 경제 그리고 문화적 영역에서 어떻게 분화가 되고, 정치적으로 정당성(이데올로기적 호출)을 획득하는 지, 그리고 사회 계층에서 경제적 합리성과 전문화 그리고 관료지배로 배열되는 지 분석하지 못한다.          

 

헤겔과 푸코를 사회학적 접합이론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푸코의 담론의 계보학을 헤겔의 발생론적인 역사-사회적인 차원과 분리하지 않는다. 변증법적 인식절차 (부정의 반성, 되어감, 대립, 매개 그리고 지양)와 인정투쟁은 생활세계의 틀에서 지식과 권력의 연계를 사회 과학적인 담론 해명을 통해 타자에게 해로움을 주지않는 원리로 해명될 수가 있다. 다름애 대한 개념적 명료화와 계보학과 변증법의 매개는 헤겔과 푸코의 대립을 넘어서서 새로운 사회학적 접합 이론에 기초한 시스템 구조이론으로 재설정한다.

 

         헤겔은 시스템 구조이론에서 더 잘 이해된다 

 

변증법적 총체성은 절대적인 의미에서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절대적인 것은 역사에서 타자와 더불어 매개되는 상대적이며, 보편적인 것과 관련하여 언어의 생활 세계안에서 표현된다. 구체성이 없는 절대적인 것은 매개가 없는 추상적 사이비 절대성에 불과하다. 여기 에는 인정과 자유와 창조성의 진리가 없다. 보편성이 없는 개별적인 구체성은 사회적 관계의 앙상블을 파악하지 못하고 원자화되고 만다.

 

푸코는 여전히 헤겔의 절대지에서 나타나는 사이비 전체성의 경향에 쐐기를 박을 수가 있다. 노동, , 언어는 국가권력의 분석 (계보학)과 관료제, 합리화 과정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호출 (담론의 고고학)을 통해 사회구성을 보다 풍부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푸코는 이념 이나 담론이 물질적 이익이나 권력관계에 대한 선택적 친화력이 어떤 신분그룹을 통해 출현 되며, 어떻게 사회 계층화로 배열되는 지 그리고 인정투쟁이 나타나는 역사적 단계에 대해 사회학적 분석이 결여되어있다.         

 

그런가하면 헤겔은 과연 의미있는 타자의 삶에서 나타나는 불가공약성의 영역 (섹슈 알리티나 젠더 그리고 다양한 생활세계의 독립성)이 충분하게 고려되는 지 의심될 수가 있다. 폭풍우와 같은 진보의 행진에서 폭력과 배제를 통해 역사와 사회에서 사라져 버린 것의 유효한 역사는 헤겔에게 충분히 사유되지 않는다. 결국 헤겔의 자유의 진보와 니체의 영원회귀 (반복과 차이)는 대립 가운데 서 있으며 이것은 역사로부터 밀려나간 하위계급의 삶, 노동, 언어로부터 인정과 개념적 원리를 위해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총체성에서 매개되지 않는 타자와 다름의 삶과 노동과 언어는 유효한 역사에 속하며, 변증법은 이러한 사유되지 않는 세계를 향해 계보학과 더불어 같이 갈 필요가 있다. 책의 인덱 스처럼 의미있는 타자의 삶과 노동과 언어는 많다. 사유되지 않는 것들의 영역은 해로움을 주지 않는 원리를 통해 다시 독해될 수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접합이론은 헤겔을 시스템 구조이론가로 파악한다. 그의 변증법의 한계 를 문제틀하고 선택적 친화력과 내재적 비판에 기초한 사회이론을 통해 담론분석과 계보학과의 교차지점을 확인한다. 여기서 헤겔은 비판적으로 보충되지만 그의 개념적 성찰과 인정투쟁은 여전히 유효한 역사를 위해 아남네시스적 반성으로 재설정된다. 이것이 헤겔을 푸코와 더불어 일상의 파시즘에 저항하는 철학가로 재해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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