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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혁신적 출현과 구조변화

by 파레시아 2024. 12. 4.

스테판 굴드: <경이로운 생>

 

굴드와 엘드리지는 화석의 기록에서 수 백만년에 걸처 진화가 일어나지 않은 것을 입증했다. 이러한 진화의 중지와 평형상태는 시간을 통해 나타나는 다윈의 점진적 진화론에 제동을 건다. 화석의 기록은 대(micro)진화의 역사에서 수 백만년에 걸쳐 유전자의 변형이 전혀 없는 평형과 중지의 기간을 보여준다.

 

굴드는 베스트셀러가 된 <Wonderful Life>에서 평형과 중지이론을 5ㅡ6억년전 캄브리아 시기의 폭발에서 다세포 동물 (버제스 셰일)의 화석기록에서 설득력있게 입증했다.

 

지구는 45억년이 되었다. 다세포 동물의 조상은 캄브리아 이전 시기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것은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점진적으로 진화한다는 다윈의 입장에 찬물을 붓는다. 다윈의 점진적 진화론의 한계가 새로운 지질학 연구와 화석분석을 통해 비판적으로 보충되고 극복되는 것은 과학의 공동체에 환영해야 하는 일이다. 사회 생물학자들이나 <통섭>에서 보여주는 교조적 다윈주의 입장은 사이비 종교에 불과하다.

 

생은 적어도 35억년전 지구가 주요 화학 구성분들을 위해 충분히 식어졌을 때 출현했다. 굴드는 이것을 우연성으로 보지 않는다. 오늘날 분자 생물학에서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원핵세포는 지극히 단순하며 세포핵이나 오르가넬, 염색체 쌍이나 미토콘드리아 등이 없다. 원핵세포 특히 남세균으로 이루어진 미생물 박테리아(스트로마톨라이트)는 35억년이나 되었고 지구를 20억년 이상 지배했다.

 

그러나 진핵세포는 단세포 유기체나 다세포 동물군에서 발견되며 DNA를 포함하여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갖는다. 아메바와 같은 단세포 유기체의 진핵세포는 이미 14억년전 고대 화석기록에서 나타나지만, 다세포 동물군은 캄브리아기 5억7천 만년전 출현했다.

 

간략히 말하면, 7억년 동안 진핵세포는 다세포 동물군으로 진화하지 않고 중지 상태에 있었다. 첫 번째 원핵세포의 출현과 첫 번째 다세포 동물군 사이에 시간은 오히려 캄브리아기의 폭발 이후 갑작스런 다세포 동물군의 전체 시기보다 더 길다 (Wonderful Life, 225-30).

 

그렇다면 원핵세포ㅡ진핵세포ㅡ다세포 동물의 복잡성으로 진행되는 다윈의 점진적 진화는 오류로 판명된다. 원핵세포에서 진핵세포로 발전은 12억년이 걸릴 수 있다. 원핵 세포는 중지 상태에 있었다. 캄브리아기 이전 시기에서 다세포 동물군의 조상을 찾을 수 없다. 대규모의 오랜 시간의 진화나 이만년 정도의 소규모의 진화에서도 단속 상태와 평형이 나타난다.

 

리서치 방법: 비판적 내러티브

 

굴드는 <경이로운 생> 3장에서 생의 새로운 견해를 향해 버제스 셰일을 재구성한다. 그는 자신의 시도를 조용한 혁명으로 이해하고 흥미롭게도 마르크스의 유명한 입장을 언급한다. 사회혁명은 늙은 두더지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게 먹이를 찿아 땅속을 분주하게 파고 드는 것과 같다. 낡은 전통과 질서는 철저히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출현한다. 그러나 상부구조에서 지적인 변혁은 종종 느리게 나타난다.

 

굴드는 버제스 셰일 연구에서 보이지않는 변혁을 본다. 이러한 힘은 생에 대한 기존의 견해를 변경시킨다. 이러한 접근과 해석은 지적인 드라마에 비교되며 여기에 허영과 쇼는 없다. 이것은 지질학의 연대기적인 순서에 따라 네러티브로 전달된다. 이러한 내러티브 형식에서 버제스 셰일에 대한 이전의 견해에 수정과 비판적 보충이 나타난다.

 

캄브리아기의 폭발에서 다세포 동물군의 출현은 오랜 점진적 축적을 통해 복잡한 유기체로 진행되는 진화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굴드에 의하면 다양성과 다각화는 자연의 원론적 주제이다. 진화는 생명나무로 조직되는 브랜칭의 배열이며 다각화로 진행된다. 지질학적 생물학의 분류는 이러한 계보학을 반성하고 기술한다.

 

버제스 셰일의 대폭발과 페르미안 종의 대멸절은 전통적인 다윈주의자들에겐 악몽이 된다. 생의 계보학은 단순한 상태에서 점진적인 누적을 기초로 복잡성으로 이르는 진보와 상관없다. 환경에 적응을 잘해서 살아남지도 않는다. 대멸절(화산폭발과 기후변화)에서 겨우 5%정도 살아 남았다.

 

포유류가 생존투쟁해서 다이노소스의 지배를 차지했다는 진보와 예측 가능성은 과학의 픽션에 불과하다. 다이노소스는 지구와 다른 환경(운석의 충돌)에 의해 절멸했다. 일반적으로 직립원인(Homo erectus)이 아프리카에서 나오고 유럽과 아시아에로 퍼져나갔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시아 직립원인은 이유없이 절멸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아프리카 호모 사피엔스와 더불어 유럽에 공존했다. 유리한 환경에서 만일 아시아 직립원인과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이 살아 남았다면 이들이 호모 사피엔스 조상이 될 수도 있었다.

 

아프리카의 직립원인 만이 살아 남았다. 아프리카 출현설은 우연성에 근거하며 진보와 예측 가능성에 기초한 과학적 가설에 불과하다. 생명의 테이프는 백만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유인원과 인류의 중간형태)가 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직립으로 걸었다고 확신할 수 없다 (Wonderful Life, 230-7).

 

굴드의 리서치 방법은 다윈이 <종의 기원> 10정에서 주장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다윈은 말한다: "그 섬[시칠리아 섬]의 해양생물들은 대단히 점진적으로 수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많은 종들의 출현이나 소멸이 동시적이지는 않다....나는 한 나라의 모든 서식 동물들을 급격히, 동시적으로, 혹은 동일한 정도로 변화하게 만드는 확고한 발달의 법칙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줄지어 일어난 천재지변으로 인해서 지구에 서식했던 모든 생명체들이 휩쓸려가버렸다는 낡은 인식은 이제 대개는 폐기되어 버렸다." (<종의 기원>, 432-3. 437).

 

굴드의 네러티브 방법에 의하면, 생의 테이프를 버제스 셰일에서 부터 수만 번 재생한들, 호모 사피엔스와 같은 존재는 결코 다시 출현하지 않는다. 호모 사피엔스는 경이로운 생이며 광활한 우주에서 지극히 적다. 경이로운 생은 호머 사피엔스의 자유와 도덕적 책임성의 근원이기도 하다. 굴드의 생의 계보학은 이런  점에서 니체에 가깝다.

 

굴드는 다윈의 진화론을 진보와 결합했던 유럽 중심주의적 태도를 해체한다. 다윈의 진화론은 경쟁과 생존투쟁 그리고 적자생존을 자연선택의 슬로건에서 부각시켰다. 이런 세계관에 입각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자본주의와 인종차별 그리고 식민주의는 사회 진화론과 우생학의 이데올로기로 무장을 하고 글로벌 사회를 문명선교라는 허울아래 지옥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것은 오늘날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과 <통섭>에서 재발한다. 윌슨은 80년대 <르몽드>인터뷰에서 미국의 파시즘 네오콘을 옹호한다고 실토했다.

 

그렇다고 해서 다윈에게 식민주의나 우생학적 파시즘의 오명을 프레임할 이유는 없다. 다윈은 환경에 대한 보다 좋은 적응을 해부학적인 의미에서 강자의 측면에서만 보지 않았다. 그는 자연의 이타주의를 알고 있었다.

 

스테판 굴드 이후의 생명과학

 

굴드의 <경이로운 생>의 5장은 다윈의 <종의 기원> 10장을 해체한다. 다윈은 대규모의 종의 갑작스런 출현과 대소멸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버제스 셰일의 화석은 전혀 다른 생의 역사를 보여준다.

 

5억 4천만전에 일어난 캄브리아기의 종의 대폭발은 지질학적 시간의 스케일에서 볼 때 매우 짧은 시간에 일어났다. 자연은 도약한다. 급격한 종의 대규모 출현과 다각화 이후에 대멸절이 나타난다. 이것을 굴드는 경이로운 생의 우연성으로 말한다.

 

대부분 진화의 숲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보인다. 생의 출현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밑 부분에 최대한 넒이와 무게에서 시작한다. 시간의 흐름에서 유기체의 다각화로 뻗어나간다. 이것은 일리야 프리고진의 확산구조와 시간화살 개념에 공명한다. 엔트로피의 증가에서 확산된 에너지는 이전 상태로 돌아오지 않으며 시간의 흐름을 입증한다.

 

종의 집단적 출현은 세포의 확산구조와 자기 창조성(오토포이에시스) 그리고 집단적 분자의 자기 촉매과정으로 볼 수 있다. 생의 초기 역사에서 최대한 넓이와 무거움의 패턴은 크리마스 트리처럼 모든 개별 가지들의 독특성과 자율성을 인정한다. 여기선 고대 그리스 여신 가이이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굴드의 생의 구조 현상학은 서구의 식민주의 전통에서 진화를 희생자의 등 위에서 파렴치하게 행해진 진보의 행진이 이데올로기임을 폭로한다. 캄브리아기의 다세포 동물군은 최초의 출현이며, 호모 사피엔스의 세포에 연관된다. 굴드는 창조 과학자들이 즐겨 써먹는 지적설계론에 관심이 없다. 물론 버제스 화석에서 세개의 기본적인 anthropod (곤충이나 거미 또는 갑각류아 같은 절지동물)의 디자인은 존재한다. 그러나 대멸절이 이후 사라졌다.

 

굴드는 유대-기독교 창조를 풍부한 영적인 의미를 갖지만 과학으로 보지 않는다. 과학과 종교는 서로 중첩될 수 없는 권위체계이며 삶의 형식이 서로 다르다. 종교는 과학과 더불어 인간의 역사에서 서로 존중 되어야 한다.

 

굴드 이후 새로운 생의 현상학은 다각화 현상에 주목하며, 또한 열린 환경에서 바닥의 무거움의 패턴에서 나타나는 임계점과 확산구조의 창발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다각화에서 나타나는 개별적인 생들은 자율적이며 경이로우며, 생의 테이프를 재생해서 환원주의적 방식으로 파악될 수 없다. 버제스 셰일에서 공동조상은 없다.

 

지구에서 생의 기원은 필연적일 수 있다. 초기 대양과 환경의 화학적 구성과 자기 조직화의 시스템은 생의 창조성을 의미한다. 이제 다윈을 곤혹스럽게 한 캄브리아기의 동물군의 출현은 진화의 의미를 생의 복잡성과 새로운 질서로 이해하게 한다 (Wonderful Life, 39).

 

버제스 셰일의 화석에서 생의 계보학은 생존 투쟁에 기초한 자연선택이 아니라, 에스겔 예언자가 마른 뼈들이 살아나는 환상에서 느꼈던 신비와 경이로움이다.

 

Anomalocaris는 캄브리아가의 가장 큰 포식자이지만 승자가 되지 못했다.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자들이 승리자가 된다는 도킨스의 말은 헛소리가 된다. 생에 대한 결정적인 예측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캄브리아기의 <경이로운 생>은 다윈이 연구한 갈라파고스 섬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굴드 이후 시스템 생물학에서 에피제틱스가 유전자 결정론의 허구를 폭로하면서 새로운 생명이론으로 등장한다.

 

세포의 단속 평형론

 

막 커슈너와 존 게하르트에 따르면, 연결망은 많은 핵심 과정의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DNA 복제, 전사, 세포간의 시그널 등). 이 네트워크 관점은 매우 복잡한 회로, 대사, 그리고 메커니즘을 통해 대규모 유전자 조합을 조절한다. 이와 관련하여, 자생 시스템은 규제 연결에서 작동하며, 공생 리듬과 촉매 대사 및 다수의 수준에서 단백질을의 형테와 활동을 번형시키는 알로스테릭 조절 속에 설정되어 있다. 이는 분자 수준에서 한 구성 요소에서 다른 구성 요소로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의미한다. 신호는 세포나 유기체 외부에서 올 수 있으며, 적절한 방식으로 반응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휘 체계를 통해 전달된다. 그에 따라, 반응은 환경이나 유기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The Plausibility of Life, 110).

 

단속 평형이론은 세포의 역사에 적용하고 오랜 기간 보존의 중지와 다각화 발전을 복잡한 연결망을 통해 분석할 수가 있다. 수백개의 세포의 코어과정들은 유기체의 활동과 능력를 말하며, 진화의 과정에서 거의 인터벌이 없는 중단상태(punctuated)를 가리키며, 오늘 날까지도 평형상태 (equilibrium, stasis)를 유지한다. 모든 유기체의 생명은 DNA 시퀀스 정보를 담고 있으며. 이것은 히스톤 단백질을 둘러싸서 포장한다. 단백질의 기본 아미노산은 DNA의 뼈대를 이루는 인산기와 결합된다. RNA 전사 과정에서 DNA 시퀀스의 정보를 메신저로 삼는다. 이것은 30억년 전 박테리아와 같은 유기체에서도 DNA와 RNA 그리고 20개의 아미노산에 대한 유전 코드가 있었다. 리보솜은 단백질을 만드는 공장이며 DNA 복제와 RNA 전사 그리고 단백질로 번역과정이 설정되어 있었다.

 

이러한 세포의 과정과 활동들은 오늘날까지도 변하지 않고 인간의 삶에서 이어진다. 이것은 놀라운 세포의 코어 보존 과정을 말한다. 원생세포에서 진핵세포로 혁신과정은 10억년 정도 걸리고, 다 세포의 유기체로의 변형은 10억년이 걸린다. 세포의 진화는 오랜 중지 기간에서 갑자스런 혁신으로 출현했다. 지질학의 시간과 유기체 그리고 세포의 혁신과정에서 유기체 동물의 진화는 해부학과 생리학의 다각화를 포함하며, 세포구성과 활동을 코어 과정으로 보존한다. 세포의 코어 보존과정에서 촉진된 변이를 통해 여전히 유기체의 새로움이 다양하게 출현한다 (The Plausibilty of Life, 48).

 

오랜 코어 보존 과정과 갑작스런 혁신 그리고 유기체의 다각화는 생의 출현을 특징 짖는다. 굴드의 중단과 평형 그리고 종의 갑작스런 출현의 구조이론은 세포과정에서 개념화된다. 이러한 생의 구조 현상학은 다윈의 역사적 진화론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사회생물학의 유전자 일원론 또는 환원주의와는 질적으로 달리, 유기체의 해부구조와 생리학 그리고 활동에 초첨을 맞춘다.

 

표현형과 유전형

 

다윈의 진화론에서 자연선택은 항상 유기체의 변이에 영형을 미친다. 표현형은 유기체의 볼 수 있는 모든 기능적 특질들을 포함한다. 이것은 표현형의 변이 또는 변화로 부르는데, 자연선택은 DNA의 시퀀스 즉 유전형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현대 다윈주의 종합은 분자 생물학과 세포 생물학 또는 유기체 발전 생물학 이전에 등장 했으며 진화의 의미를 일방적으로 유전자 변이의 무작위와 자연선택에 기초했다. 이러한 진화 생물학은 유기체가 어떻게 표현형을 스스로 구성하며, 또한 유전자를 주도하면서 유전형을 구성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ibid., 14).

 

유기체는 표현형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유전형질에 작용한다. 유기체의 크기와 속도, 시력, 질병에 대한 저항, 행동적인 반응 등은 표현형에 속한다. DNA 자체는 이러한 활동을 갖지 않는다. 유기체가 자연 환경과 상호작용 한다면 유전형은 표현형을 만들기 위해 유전된다. 표현형과 유전형의 관계는 다윈 진화론의 자연선택과 환경 순응주의에 제동을 건다. 오히려 유기체는 환경과 작용 하면서 환경을 변화시킬뿐 만 아니라 자신의 삶도 바꾼다. 이러한 유기체의 활동적인 변혁은 크로마틴의 수준에서 유전자의 표현을 규제하고 변형한다.

 

따라서 자연선택의 효율성은 표현형의 변이에 의존되며, 표현형은 유전자 변이에 의존 된다고 해도, 유전자 변이는 무작위로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환경적인 조건에 따라 용이해지고 가능성으로 지향된다 (ibid., 13).

 

나는 유전자 변이의 용이성과 가능적인 지향성을 세포의 자율성과 생산성에서 움직이는 네트워크 (오토포이에시스)에서 본다. 여기서 유전자 표현은 크로마틴 규제 시스템과 히스톤 변형에서 유기체의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유전형은 무작위적이거나 자연선택과 횐경순응적으로 조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유기체의 성장과 발전에서 유전형은 용이해지고 가능성으로 지향되며 유기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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