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마스: 종교와 이성
하버마스가 종교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서구와 이슬람의 문명충돌을 목격하면서부터 이다. 종교와 공론장의 문제를 다룰 때 하버마스는 고전 철학의 주제에 속하는 이성과 종교를 검토한다. 서유럽에서 사회와 문화의 합리화 과정을 거쳐 나타나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종교의 재발과 다원주의 현상에 주목한다. 여기서 하버마스는 공공장에서 종교의 역할에 주목한다. 그러나 하버마스는 계몽철학 (특히 칸트와 헤겔)과 근대성의 이념을 비판적으로 재해석하지, 비합리적으로 혼합된 포스트 모던 변종이론을 수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통의 합리성을 기초로 하버마스는 근대성의 기획을 새롭게 발전시키고, 후설의 생활세계 이론을 유용화한다. 생활세계안에서 사람들은 정당성의 요구와 담론의 합리성에 관여하며, 소통 합리성이 작동된다.
후기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하버마스는 후설의 생활세계이론을 소통이론
과 실천을 위해 재해석한다. 여기서 그는 시민사회를 국가 (정치사회)와 경제사회 그리고 매스 미디어로부터 분리하고, 문화와 언어를 통해 오는 전통을 강조하며 이것을 생활세계로 해석한다. 문화와 언어는 선험적인 지위를 가지며 생활세계를 구성한다 (Habermas, Theory of Communicative Action II,124).
소통행위와 담론은 생활세계의 지평 안에서 항상 움직이며 영향을 받는다. 역사와 전통 그리고 언어와 문화의 배경이 되는 생활세계의 배후로 우리는 돌아갈 수가 없으며, 상호주관적인 이해를 위해 보편적인 지위를 갖는다 (ibid., 149)
하버마스의 중요한 통찰은 합리성을 생활세계에 기초 지우는 것이며, 개인주의적 이성전통을 피해간다. 이미 문화와 역사 그리고 전통 안에는 생활세계가 침전해 있고, 상호주관적인 소통을 통해 진리요구와 정당성을 추구한다. 이러한 소통합리성은 베버가 <개신교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분석 한 청교도의 세계내적인 금욕윤리와 자본주의적 목적 합리성을 피해간다. 베버는 목적 합리성을 자본 주의 정신과 연계하고, 서구사회의 합리화와 세속화 과정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하버마스는 이러한 합리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치 합리성을 베버가 소흘히 했다고 비판한다.
이런 점에서 하버마스의 소통 합리성은 베버의 가치 합리성에 대한 비판적인 보충일 수가 있다. 물론 베버는 하버마스와는 달리 상호주관적인 의사소통에서 가치 합리성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세계 종교의 윤리에서 드러나는 예언자적인 심정윤리을 추구하고 청교도적인 귀족윤리를 극복 하려고했다.
어째튼 후기 자본주의 시스템의 대안으로서 하버마스는 시민사회와 숙의 민주주의를 발전 시키 고, 생활세계를 기초로 한 사회 문화적 측면을 강화해 나간다. 여기에 하버마스는 종교의 역할을 부각 시킨다. 물론 하버마스는 소통합리성에 기초해 생활세계와 시민사회를 침탈하고 식민지화는 체제의 메커니즘 (국가권력, 경제적인 부, 그리고 매스 미디어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담론윤리를 기획하고 있다. 하버마스가 소통의 합리성을 생활세계론에 기초지을 때, 이것은 해석학적의 지평을 열어 놓으며 자유로운 시민의 소통능력과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다.
이러한 시민의 소통과 상호승인은 국가 권력이나 경제적인 부나 문화적인 위계질서 또는 매스 미디어에 의해 조작되거나 선동되어서는 안된다. 사회적 담론에 대한 이데올로기 비판적 기능은 하버 마스의 담론 윤리에서 숙의 민주주의와 공공선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잡는다.
여기서 하버마스는 초기 비판이론의 지도자인 호르크하이머의 유대적인 예언자 전통과 메시야 정치를 이전과는 달리 이어간다. 특히 발터 밴야민의 메시야 정치에 대한 반성과 밀려나간 자들과 희생자 들에 대한 아남네시스적인 접근은 하버마스의 소통의 합리성의 저변에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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